양한갑/최영인 선교사

 

미얀마 제21차 선교를 마치고

 

미얀마 폭염

미얀마의 더위가 살인적입니다

차에 올라탔더니 차량 온도계에 나타난 숫자는 영상 49도였습니다

한참을 달렸지만 43도 밑으로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이글이글 타는 온도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양곤의 모든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버린 꽉 막힌 교통체증이었습니다.

 

택시 잡기

외국인들은 주로 택시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미얀마 택시에는 미터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얀마 사람들조차 타기 전에 기사와 가격을 흥정합니다

아는 미얀마 사람이 택시를 잡아주면 다행인데혼자서 택시를 잡을 때는 큰 어려움을 겪고는 합니다.


다운타운에 볼 일이 있어서 내려갔습니다

숙소에서 다운타운으로 내려갈 때는 웅민탕목사가 흥정을 해줘서 5,000잣트를 내고 갔습니다

다운타운에서 일을 보고혼자서 택시를 잡았습니다

목적지를 말하고 얼마에 갈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16,000잣트라고 했습니다세 배나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다른 택시를 잡았습니다. 15,000잣트라고 합니다

다른 택시를 잡았습니다. 17,000잣트라고 합니다

찜통 같은 거리에 20분 동안 서서 흥정을 계속했습니다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마침내 한 택시를 만났습니다

얼마에 갈 수 있습니까?”

“7,000잣트 주세요.” 

두 말하지 않고 탔습니다


열린 창문으로 뜨거운 바람이 들어왔습니다

기사에게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부탁했습니다

기사가 웃으면서 말합니다

제 차에는 에어컨 없어요!” 

“......” 

싼 이유가 있었습니다


달릴 때는 바람이 들어왔지만

차가 서면 아스팔트 위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앞 차들이 뿜어내는 매연이 울컥울컥 들어와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운전기사를 보았습니다

나는 이렇게 1시간만 가면 되지만

그는 하루 종일 아니 매일 매일 이런 환경에서 운전을 하면서 생활비를 번다는 것이 너무도 안쓰러웠습니다.


물 파는 소년

차가 서있을 때 앞에서 물을 파는 한 소년이 걸어왔습니다

갈증이 나서 물 한 병을 샀습니다

얼마니?” 

“300잣트예요.” 

그래서 500잣트(한화로 500원 정도)짜리 지폐를 주었습니다. (미얀마에는 동전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소년에게는 거스름 돈 200잣트가 없었습니다

차는 서서히 움직이고... 

그래서 그 소년에게 잔 돈 200잣트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필리핀 같았으면 “Thank you, sir!”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소년은 차를 따라오면서 차가운 물병 하나를 꺼내서 저에게 주었습니다

마치 하나에 300잣트인데두 개를 사면 500원에 주는 식이었습니다

괜찮다고 해도 그 소년은 끝까지 따라오면서 물병 하나를 더 받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제 가방을 뒤져서 100잣트를 찾아서 그 소년에게 주었습니다

그때서야 그 소년은 환하게 웃으면서 감사합니다.”라고 했습니다

폭염과 교통체증 때문에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해졌습니다

시원한 물 때문이 아니라 정직한 그 소년 때문이었습니다.

 

슬픈 이야기

그런데 여기에서 슬픈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웅목사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불교신자들은 절대로 절(사찰)에 있는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그것들을 신(부처)에게 바쳐진 거룩한 성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공짜로 가져가라고 해도 불교신자들은 절대로 사찰에 있는 물건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그런데 크리스천은 다르다고 했습니다선교사가 떠나면 곧바로 교회 안에 있는 모든 비품들을 팔아서 현금으로 만들어 갖는다고 했습니다웅목사는 격앙된 목소리로 크리스천이 불교신자보다 못한 짓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길거리에서 물을 팔았던 소년이 생각났습니다미얀마 크리스천들이 그 소년처럼 정직하게 살아야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하나님을 믿으면서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미얀마 목회자들과 크리스천들이 많이 걱정되었습니다.

 

미얀마 경찰

현재 웅목사가 운영하는 신학대학원 안에 교회를 건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양곤 안에서는 교회로는 건축 허가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십자가 없이 큰 집” 혹은 큰 창고” 이름으로 건축 허가를 받습니다

공무원들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좀처럼 허가를 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웅목사는 믿음으로 교회 건축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예고도 없이 경찰 두 사람이 감찰을 나왔습니다

건축 허가증을 보여주십시오.” 

신청을 했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불법 건축물입니다.” 


웅목사는 이미 신청한 서류들을 보여주며 건축 허가증이 곧 나오게 될 것이니 좀 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때 경찰들이 웅목사에게 이런 부탁을 했습니다

봐 줄테니 이 비데오 CD를 구매해 주세요.” 

“........” 


경찰들은 가방에서 불법 복제 CD를 꺼냈습니다

그래서 웅목사는 CD 세 장을 사주었습니다

경찰들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떠났습니다

경찰 월급으로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장사를 하면서 순찰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 경찰 같았으면 불법 건축물을 당장 허물어 버리겠다고 협박하고 뇌물을 요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미얀마 경찰들은 협박 대신에 자녀들의 학비 마련을 위해서 CD를 구매해 달라고 부탁했던 것입니다

가슴이 멍해집니다

이것이 지금 미얀마의 현실입니다.

 

부자들의 향연

아웅산 수지의 민주 정부가 들어서면서 눈에 띄는 것 중에 하나가 건축 붐입니다

곳곳에 최고급 고층 콘도들이 대나무 숲처럼 올라가고 있습니다

곳곳에 성 같은 호텔들대형 쇼핑 몰과 백화점들이 건축되고 있습니다

곳곳에 보석 전문 상점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거리에는 수 천 만원이 넘는 외제 자동차들이 즐비하게 깔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부자들이 군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들의 부를 당당하게 과시하며 삽니다

거기에 맞춰서 부동산 투기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땅 값건물 값주택 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빈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속되는 이 세속화의 물결에 미얀마 목회자들이 함께 합류해서 흘러가고 있습니다.

 

미얀마 목회자들의 실패

양곤에 있는 대부분의 미얀마 목회자들은 Chin(친족)과 Kachin(카친족출신입니다

그런데 Chin이나 Kachin (안에 있는 지방 목회자들과 

양곤으로 내려와 사는 Chin 혹은 Kachin 출신 목회자들의 삶은 하늘과 땅처럼 다른 것 같습니다

양곤에 있는 목회자들은 대부분 인도필리핀한국호주미국에서 신학 공부를 한 유학파들입니다

영어도 잘 합니다리더쉽도 훌륭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지금 물욕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습니다

이 때 돈을 모으지 않으면 다음에는 기회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지 

선교사들이 그들의 이름으로 구입한 건물들과 부지들을 꿀꺽꿀꺽 삼켜 먹고 있습니다

참으로 슬픈 현실입니다.


3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보았습니다

참으로 참혹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 세월호의 처참한 모습보다 더 처참한 모습을 미얀마 목회자들에게서 보고 있습니다

그들의 위장한 영성과 거짓된 삶이 세상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폭염도 참을 수 있습니다

미얀마의 교통지옥도 참을 수 있습니다

미얀마 부자들의 향연도 세상 사람들은 다 그렇다고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목회자들의 세속화된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참으로 견디기 힘듭니다


오랜 군부의 독재 하에 가해졌던 모진 박해는 미얀마 크리스천들의 신앙이 정금이 되게 했다면

아웅산 수지가 내놓은 민주화는 미얀마 크리스천들로 하여금 고삐 풀린 망아지들이 되게 했습니다

죄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미얀마 목회자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참으로 큰 일입니다.

 

선교사의 사명

그래서 이 미얀마 선교를 포기해야 할까요

이번에 하나님께 신중하게 물었던 질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대답은 명쾌하셨습니다

할 일이 하나 더 늘었을 뿐이다.” 


양곤에 있는 미얀마 목회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양곤에서 만난 미얀마 목회자들의 대부분은 세상 향락에 빠진 사람들이었습니다

누구(불교신자)들처럼 잘 살아보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쭉쭉 올라가는 고층 아파트에 사는 것을 꿈꾸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선교사의 후원을 자신들의 재산으로 만들기 위해서 가롯 유다처럼 예수 신앙도 주저함 없이 팔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에게서 복음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는 천국 신앙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 때문에 미얀마 교회는 갈수록 기복 신앙축복 신앙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잔돈 200잣트를 가져도 된다고 했을 때

뜨거운 도로 위에서 물을 파는 어린 소년은 자신이 비록 100잣트를 손해 보더라도 

300잣트 물 한 병을 내게 건네주었던 정직한 소년이었습니다

그가 불교신자였다면 선교 헌금을 도둑질하는 크리스천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라.” 


이것은 기독교인의 윤리를 가르쳐주신 교훈이 아니라

원수를 어떻게 구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복음의 진수였습니다.


미얀마 목회자들이 물욕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면 복음은 선포될 수 없고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없게 됩니다

미얀마 목회자들은 양곤에서 잘 사는 그 누구들처럼 살려고 물질 모으기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복음을 위해서 순교할 각오와 예수님처럼 살려고 하는 거룩한 삶에 집중해야 합니다.


부패와 세속의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미얀마 목회자들을 보면서 7월에 양곤에서 목회자 컨퍼런스를 갖기로 했습니다

그들을 향하여 세례요한처럼 회개하라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라고 외칠 것입니다

선교사 역시 한없이 부족한 종이지만

하나님께서 제게 맡기신 또 더해진 사명이라 믿고 미얀마 목회자들을 위한 양곤 사역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마닐라로 조기 귀국

허리 디스크 통증으로 미얀마 일정을 끝까지 감당하지 못하고휴식과 치료를 위해서 마닐라로 일찍 돌아갑니다

다시 건강을 회복한 후에 사역에 집중하겠습니다

미얀마 21차 선교를 위해서 기도해 주셨던 모든 분들과 교회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양한갑선교사 (Joshua H. Yang) 

동남아 한센 선교회 Asia Leprosy Mission 
Korea (82) 010.9931.1254 
Philippines (63) 0939.903.5516 
Myanmar (95) 0926.412.8188